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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화 <튠>에서는 로봇이 나오지 않을까? <듄 : 파트2> 감상 소감

요즘 극장가에서 가장 핫한 영화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 파트2> 입니다.

 

저도 며칠 전에 아들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요. 한마디로 정말 쩔었습니다. 하나의 세계를 완벽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창조하며 나가는 환상적인 영화입니다. 광할한 아라키스 행성의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영상도 대단했고 한스 짐머의 음악도 영화관을 온통 흔들어댔습니다. 정말 3시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영화를 왜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지에 대한 완벽한 사례처럼 보입니다.

<듄 : 파트2>는 IMAX에서 봐야하는 영화이다. 영상과 사운드 모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요즘 지구 상에서 가장 핫한 배우는 티모시 살라메다. 잘 생겼는데 연기도 잘한다. 이름마저도 섹시하다.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영화 <듄 : 파트2>는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소설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만, 소설의 세계관과 내용을 이해하면 <듄 : 파트2>를 더 깊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전 우주를 지배한 인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아라키스라는 황폐한 별에 왜 그토록 집착하는지, 이 곳에서만 채집되는 스파이스 멜란지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죠. 소설 <듄>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에는 마치 19세기 초에 영국에서 시작되었던 러다이트 운동을 연상시키는 사건이 있는데, 바로 "부틀레리안 지하드(Butlerian Jihad)"입니다.

SF 영화인데 영화의 무대는 온통 사막 한가운데서 펼쳐진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입에 모래가 씹힐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주 목마른 영화다.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부틀레리안 지하드

 

소설 <듄> 속에서 고대 인류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면서 인간이 기계에게 종속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때문에 인류는 기계와 인공 지능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100년에 걸친 이 전쟁을 부틀레리안 지하드 (Butlerian Jihad)라고 부릅니다. 이 사건은 "인간의 정신을 모방하는 기계를 만들지 말라"는 핵심 원칙 아래, 인간의 능력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운동으로, 소설의 역사적 배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죠.

부틀레리안 지하드는 <듄>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기계와 인공지능에 맞서 인류가 전쟁을 벌였고 결국 승리한다. 이후로 인류는 인간의 정신을 모방하는 기계를 절대로 만들지 못하게 된다.  (이미지 참조)

 

 

 

 

기계를 대신하는 인류

 

인류는 부틀레리안 지하드를 승리로 이끌고 인공 지능과 같은 고도로 발달된 기술에 대한 의존을 금지하며, 대신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멘타트(Mentat)"은 컴퓨터의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훈련된 인간 컴퓨터입니다. 또한, "베네 게세릿(Bene Gesserit)" 같은 집단은 정신과 신체를 조절하는 깊은 훈련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되도록 진화하고 발전되어 왔습니다.

멘타트는 인공지능을 대신하는 초지능 인간이다. 스파이스 멜란지를 통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예지능력을 가지게 된다.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스파이스 멜란지

 

행성간 운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정교한 계산 능력과 예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부틀레리안 지하드 이후 인공지능이 사라진 시대에 이 역할은 인간이 담당할 수 밖에 없죠. “멘타트”가 그 기능에 최적화되도록 훈련받고 길러진 존재인데요. 이들이 이런 엄청난 집중력과 인지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파이스 멜란지 (Spice Melange)라는 아라키스 사막에서만 발견되는 물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멜란지는 우주 항해사들이 예지 능력을 발휘하여 안전하게 우주를 항해할 수 있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이 능력은 복잡한 우주 경로를 예측하고, 빛의 속도보다 빠른 여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우주의 다른 지역들 간의 교역과 소통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스파이스 멜란지는 오직 아라키스에서만 발견되며 우주 전체에서 가장 비싼 물질입니다. 단 10g 으로 대저택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으로 추산된다고 하니 영화 <듄 : 파트2>에서 황제, 아트레이데스 가문, 하코넨 가문이 왜 그토록 아라키스를 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싸우는지 이해가 되죠.

스파이스 멜란지는 아라카스 행성의 사막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 사막의 거대한 모래벌레들의 부산물로 만들어진다고 알려졌다.  노화를 막고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 진시왕이 평생을 찾았던 바로 그 물질이다. 뿐만 아니라 예지 능력을 극도로 올려준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대신해서 인간을 아주 똑똑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아주 비쌀 수 밖에.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19세기 러다이트 운동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발생한 산업 혁명에 반대하는 노동자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기계화와 자동화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생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보고, 그에 반대하여 기계 파괴 행위를 주요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영국 정부는 러다이트 운동을 폭동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했습니다. 수백 명의 러다이트 운동 참여자들이 체포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재판을 받아 처형되거나 호주로 유배되었습니다. 러다이트 운동은 기술 변화와 노동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19세기 초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로 인한 실직의 두려움이 폭발하여 나타난 분쟁이다. 영국 정부에 의해서 결국 제압되고 말았지만, 이후 여러 차례의 기술적 진보가 일어나면서 인류의 불안한 생존 위기 때마다 러다이트 운동의 정신은 계속 살아나고 있다. (이미지 참조)

 

 

 

 

21세기 러다이트 운동

 

AI 시대에 진입한 인류는 기술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러다이트 운동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듄> 역사에서의 부틀레리안 지하드처럼 기술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을 대체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21세기의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날 러다이트 운동의 정신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에 의한 사회적 변화와 그 영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다양한 현대적 운동과 사건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와 감시에 대한 우려

최근 몇 년 간, 정부와 대기업의 대규모 감시와 데이터 수집이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방지를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법적,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죠.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중독

디지털 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사용은 정신 건강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디지털 디톡스 운동이나 스크린 타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어요. 이는 기술 사용의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보여집니다.

 

 

 

자동화와 일자리의 미래

로봇과 인공 지능의 발전은 많은 전통적인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있죠. 하지만 대규모의 인력 구조 조정은 피할 수 없는 근미래의 일이 될테고 이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러한 현대의 러다이트 운동과 관련된 움직임은 기술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그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책임감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이끌어가려는 노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죠. <듄> 속의 지하드의 교훈처럼, 우리의 목표는 기술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인간의 정신과 자율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스파이스 멜란지

 

21세기의 러다이트 운동은 기술 발전과 인간의 본질 사이의 균형을 모색합니다. <듄>에서 스파이스 멜란지가 우주적 규모의 경제, 정치, 종교에 영향을 미치는 귀중한 자원으로 묘사되듯, 현대 사회에서 스파이스 멜란지와 유사한 역할은 무엇이 될까요? 아마도 그 후보 중의 하나는 '인문학'일 것입니다. 인문학은 기술이 가져온 변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과 지혜를 제공합니다. 이는 우리가 기술을 통해 만들어낸 세계에서 인간의 가치와 의미를 탐구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인문학이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스파이스 멜란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게다가 인문학을 배우기 위해서는 스파이스 멜란지처럼 어마어마한 돈이 들지도 않습니다. 사막에서 싸울 필요도 없구요.

21세기 인류의 희망은 어쩌면 인문학일지도 모른다. AI 시대에 무엇이 더 인간을 인간답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정말 중요한 화두가 되어가고 있다. 

 
 
 

여담으로 <듄 : 파트3>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떡밥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아마도 3편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배우의 티모시 살레메의 압도적인 미모도 대단하지만, 메인 빌런인 페이드 로타 하코넨 역을 맡은 오스틴 버틀러 라는 배우도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키는 경기장에서의 격투 장면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주목해 볼 배우입니다. 

 

 

촌장 드림

영화는 빌런이 중요하다. 페이드 로타 하코넨의 등장 씬은 많지 않지만 아주 인상 깊다. 민머리가 이렇게 멋지다니. (이미지 참조 듄 : 파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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